
현재의 사대문안 인구는 여러 자료에 의하면 86,000명 내외로,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하면 상당히 적습니다. 서울의 인구밀도 도표를 보면 가운데가 텅 비어있는데 이 지역이 바로 사대문안입니다. 다른 세계적 대도시의 역사 도심과 비교해봐도 이는 매우 기이한 현상입니다. 서울이 원심적으로 팽창해 왔기 때문에 생긴 결과일 것입니다.
그 사대문안 인구가 30만이 되면 어떨까요? 단순 상상일 수도 있고, 자기현시적 예측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살아보고 싶지 않나요? 중구에서는 이미 <나도 한 번 중구에서 살고 싶다>는 캠페인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대문안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자연이 가까우면서 동시에 수많은 직장이 몰려있는 곳입니다. 내사산의 능선을 따라 놓인 서울성곽이 여기저기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한 지역으로서의 느낌이 시각적으로도 쉽게 확인됩니다. 사대문안 인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직주근접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이는 에너지 절감, 대기 오염 감소 등 부수적인 효과를 갖고 올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구심적 방향에 앞으로 서울이 관심을 가져할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대문안을 통합한 ‘도성구’라는 새로운 행정구역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있어왔습니다.
인구가 늘어나려면 과연 어떤 ‘그릇’에 담을 수 있을까요? 단지형 아파트나 단독주택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저는 건축가로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은 적정 밀도의 복합 건축, 즉 제가 이야기해온 ‘무지개떡 건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이미 SPI라는 매체에 연재를 해오고 있습니다만, 이번 자리를 빌어 직접 이야기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감사하게도 모종린(연세대), 한광야(동국대), 김규원(한겨레신문)의 세 분께서 제 발표 후 토론을 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모종린 교수님은 <골목길 경제학>를 비롯한 수많은 책의 저자이시면서 문화 컨텐츠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연구하시는 통섭학자이십니다. 한광야 교수님 역시 <대학과 도시>, <도시에 서다> 등과 같은 저서를 출판하신 도시연구분야의 석학이십니다. 한겨레 신문의 선임기자이신 김규원 기자님은 세종시를 심층 분석한 <노무현의 도시>의 저자이시면서, 경복궁 서쪽 지역의 주민이시기도 합니다.
공익적인 내용을 널리 전하고 싶은 마음에 무료로 행사를 진행합니다. 경복궁 서쪽, 체부동의 유서 깊은 옛 체부동 성결교회, 현 체부홀(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에 자리를 마련합니다. 우리 도시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의 참석을 기대합니다.
*영추포럼과 필운대풍월이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