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영추포럼(130829) 후기: 성악가 신은미
그것은 북한을 대표한다는 김일성 광장의 크고 웅장한 도서관과 미술관 앞에서 군인들이 행군하고 사열하는 잘 짜인 모습이 아닌, ‘북한의 서민들이 사는 진짜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라는 질문이었다.
지구 반대편의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을 통해 세계 곳곳에 대한 무궁무진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지금, 우리는 북한을 갈 수도 자유롭게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기에 나의 궁금증은 항상 막연하게 남아있었을 뿐 그 갈증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그런 나의 호기심에 대한 갈증이 재미 성악가이자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저자이신 신은미 선생님의 영추포럼을 통해 단번에 해결된 느낌이다.
신은미 선생님은 꾸미지 않은 북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수많은 사진과 이야기로 우리에게 전달해 주었다.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북한의 모습을 보여주셨던 신은미 선생님의 말속에는 북한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알리고자 하는 열정이 담겨 있었고, 그 열정만큼이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북한의 모습은 소박하고 아담했다. 나의 머릿속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항상 전투준비태세를 잘 갖춰놓은 날 선 모습의 이미지였으나, 사진 속 실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우리 남한 사람들의 여느 모습처럼, 어른들은 공원에서 음식과 술을 즐기며 흥에 겨우면 서로 손을 잡고 덩실덩실 춤추고, 아이들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웃고 떠들며, 젊은 청춘들은 손을 꼭 잡은 채 길을 거닐며 연애를 즐기고, 더 예뻐지기 위해서 성형수술도 하는. 남한의 사람들의 삶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일상의 모습들이었다. 물론, 북한의 모든 곳이 이렇게 유유자적만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북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신은미 선생님께서 북한여행을 하며 연을 맺은 안내원을 수양딸로 삼고, 그녀가 결혼하고 임신했다는 소식에 직접 수양딸의 집을 찾아가 행복해하는 모습에서는 남한과 북한이 한 나라였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한다. 북한이 우리와 한 나라였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요즘이기에 말이다.
학부 때, 선후배들 사이에서 ‘통일이 되어야 건축하는 우리가 먹고 살 텐데...‘라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하고는 했다. 건축포화상태에 이른 우리의 현실이 투영된 푸념 섞인 이야기였을 텐데, 이런 농이 설어있는 말들이 건축계에서만 나오는 이야기는 아닐듯하다. 신은미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념과 사상을 떠나 북한과의 교류는 경제적으로도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혹시 모를 미래에 북한의 어느 한 땅에 멋진 건축도면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어느 영추포럼보다 즐겁고 유쾌하게 말씀해주신 신은미 선생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글 황두진건축 최유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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