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회 영추포럼(130530) 후기: PRAUD 임동우 소장
임동우 소장님이 보여준 사회주의 국가의 도시계획을 위한 10개의 요소 중 상당한 부분은 도시계획 수업시간에 배웠던 친숙한 내용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19세기 산업혁명 때문에 인구의 도시집중과 그로 인한 도시 내 노동자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당시 사람들이 도시계획안들을 고안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볼 때, 사회주의 국가의 노동자들을 위한 도시 계획안들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적인 도시들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어쩌면 자본주의라는 요소가 없는 상황은 도시거주자들을 위한 이상적인 도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더 좋은 여건이었을 수도 있다.
임동우 소장님은 10개의 요소 중에 공간과 관련된 요소들인 도시공간의 평등화, 녹지공간확보, 상징성과 중앙형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중점을 두어서 강연하셨다.
도시공간의 평등화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각 기능이 밀집된 우리나라의 도시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소 생소한 것이었다. 생산과 소비가 같은 구역 내에서 행해질 수 있도록 하여 지역적 불균형을 지양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크게는 평양에 농지를 편입시켜 농촌에 대한 도시의 착취를 막는 것에서부터 작게는 생산시설을 도시 내에 계획하여 일종의 근린주구를 형성하였다. 그래서 이러한 생산, 소비단위구역 내에서 자급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평양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평양의 첫인상에 관해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보다 녹지가 많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임동우 소장님은 이에 관하여 평양을 계획했던 건축가 김정희가 모스크바에서 유학했었고 모스크바가 에베네저 하워드 경(Sir Ebenezer Howard) 의 전원도시(garden city movement)를 기본으로 계획되었다고 했다.
평양의 중심부에는 인민을 위한 김일성광장이 자리잡고 있으며 주변에는 공공시설들이 있다. 도시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에 정부나 국가원수를 위한 공간이 아닌 공공을 위한 공간이 있는 것은 평양이 노동자들을 위한 도시임을 상징하고 있다. 하지만 김일성 광장은 주로 국가행사를 위한 준비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중세 영주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자신이 거주하는 성이나 궁 앞에 광장을 조성했던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물리적 공간의 조성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공간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이번 영추포럼에는 평소보다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던 덕분에 강연자와 포럼참석자 간에 더욱 활발한 의견교류가 가능했다. 그중에서도 자본주의에 영향을 받아 북한의 도시들이 바뀌게 될 때는 평양보다는 개성같이 개방을 위해 지정된 특별구역을 중심으로 변하게 될 것이며 평양이 영향을 받게 될 때는 자본주의의 영향을 넘어 체제 자체에 변화가 오게 될 때가 아닐까 하는 의견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또한, 김일성 광장이나 류경호텔 등 상징적인 공간이나 건물보다는 우리나라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생적인 근린주구 단위구역이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포럼은 앞으로 변하게 될 평양에 대한 문제 제기로 끝을 맺었다. 중국과 러시아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점차 자본주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자본의 유입으로 도시의 주요구역들은 상업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양의 상징적 광장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같은 문제 제기는 누구나 한 번쯤 피상적으로 생각해보았던 북한 도시들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글 황두진건축 강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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