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jin Hwang Architects

최근 급속도로 성장한 아웃도어 시장에 맞춰 인문학적으로 야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하는 올해의 4번째 영추포럼이다. 평소 최소한의 물품을 사용하여 레저로서의 옥외생활을 즐겨왔고, 매번 야외로 다녀올수록 더욱 최소이지만 최적의 장비와 용품에 대한 욕구가 커져만 갔었기에 궁금하던 주제였다. 게다가 비군인으로서 쉽게 알 수 없는 군대 용품에 관한 얘기였기에 그에 대한 기대는 포럼을 듣는 순간까지도 커져만 갔다. 많은 참석자도 군사용품에 대해서, 그리고 평소에 알 수 없는 그들의 생활에 대해서 얘기를 들으며 더욱 야외생활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전기의 보급이나 컴퓨터의 사용을 보더라도 모든 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하고, 적용하는 곳이 전쟁과 관련된 분야이다. 야외에서 사람이 생활 할 수 있도록 하는 기구들의 발명과 그것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개량은 모두 조금이라도 인명을 덜 잃기 위해서, 혹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이뤄졌다. 전쟁이 끝나고 안정된 시기가 찾아오면, 이런 기술들은 일상에 적용되어 대중에게 익숙해질 수 있는 방식으로 변형된다.

이번 포럼은 이 전제를 기반으로 하여 전쟁의 역사에 맞춰 군인들이 의식주로 사용하는 휴대물품의 변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주제가 인문학적 접근이라고 명시되었기에, 강연자는 큰 줄기에 맞춰서 그가 생각하는 군대에 대한 얘기를 최대한으로 배제하고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사실들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고대의 전쟁에서부터 현대전까지 주요 전쟁들에 대한 자료 사진을 보여주며 전쟁 상황에 맞춰서 사용한 물품들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시대별로 정리하여 알려주었고,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얘기하였다.

강연자가 준비한 강연도 매우 유익한 것이었지만, 단연 이번 포럼의 백미는 그가 강연을 마치고 청중들과 질의응답을 할 때였다. ‘야전 또 다른 야외’라는 큰 틀에 집중한 강연에서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한 청중들은 군대의 생활과 현재 아웃도어 시장에서 군용시장이 가지고 있는 비전과 그 역할, 그리고 평소에 말하기 힘든 군대와 관련된 순수한 질문 즉,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전체 주제에 대한 작은 가지들의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그런 질문들에 대해서 양욱 군사전문가는 물 만난 고기처럼 그가 가지고 있는 견해와 전문적인 지식을 거리낌 없이 답변했고, 청중들과 논쟁을 이끌어 갔다.

2시간이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강연자는 준비된 자료 이상으로 주제에 대해서 심도 있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줬고, 야외에 대한 열망과 진정성을 전달해주었다. 실제 군인들도 포럼에 참석하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다른 청중들과 토론하는 것을 통해서 이번 포럼을 한 단계 더 흥미롭게 이끌었다. 좋은 강연자는 좋은 청중이 만든다는 말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비록 질의응답 시간이 짧아 당초에 원했던 것들에 대한 갈증을 모두 해소할 수는 없었지만, 기존의 자료들과 다른 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상당히 가슴이 뜨거워졌고, 그것보다 더 가슴을 뛰게 했던 것은 강연자가 남들이 모두 알 수 있는 야외에 대한 것을 얘기할 때보다 자신만의 야외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 보였던 눈빛과 진정성이었다.

개인적인 작은 궁금증을 해결하기보단 훨씬 더 큰 의미를 얻은 시간이었다.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것에 대한 열망을 다시금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글 황두진건축 김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