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jin Hwang Architects

2014년 "정밀과 정확"이라는 대주제를 마무리 짓는 영추포럼이다. 정말 궁금한 사람이었다. 잡지 GQ를 챙겨본 지 수년째 되는 팬으로서 궁금했고, 건축과 출신, 그리고 수준 있는 남성 잡지 GQ를 만드는 편집장 그리고 소설가로서 그가 궁금했다. 그리고 믿지 못할 정도의 동안의 외모와 함께 포럼의 주제부터 본인을 '비체계적인 사람'이라 규정하며, 역설적인 궁금증을 유발했고 포럼의 흥행을 이끌었다. 물론이지, 체계적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을 멋지게 잘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포럼을 참석한 대부분이 이충걸 편집장을 좋아하는 팬들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그의 팬이 되지 않았을까.

이번 포럼은 진행 방식이 이전 포럼들과는 조금 달랐다. 강연자가 청중들에게 프리젠테이션 하는 방식이 아닌, 참석자들이 미리 전달한 질문을 이충걸 편집장이 답하는, 일종의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큰 줄기에 대한 내용을 집중했다기보다, 그가 생각하는 작은 가지들을 하나씩 들춰보는 방식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듯하다.

사실 "정밀과 정확"이라는 주제와 약간은 다른 대화 내용이 많았지만, 청중의 집중력은 쉽게 흐트러지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들자면 첫 번째로 그는 불편할 정도로 솔직하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답을 찾는 토론이 아닌 이유도 있겠지만, 그는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담담하게 얘기한다. 어떻게 보면 까칠하지만 단호한 그의 어조는 '나는 왜 그동안 저렇게 당당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조건 없는 자기 완결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연약하고 부족한 부분도 들춰주면서 자신을 스스로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소신과 철학에 대한 논리도 간단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다." 정도의 담담함이다.
두 번째는 공감의 차원이다. 놀라울 정도로 스스로에 대해서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 하지만 그 자체가 독선적이고 고집스러워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편집장으로서, 소설가로서, 인터뷰어로서 또 홀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아들로서 얘기해주는 것들이 특별하지만 동시에 듣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공감하게 하였다. 그가 펴낸 책에서도 소개된 그와 그의 어머니 이야기, 회사에서는 리더로서 부하 직원과 기자들을 대하는 그의 생각과 자세들은 그에게 비치는 까칠한 모습 뒤에 숨겨진 새로운 모습이었다.

인터뷰하는 약 1시간 정도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다양한 질문들이 이충걸 편집장에게 주어졌고, 그는 정확한 답을 했다기보다 그만의 답을 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두 개의 질문을 준비하면서 꽤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의 질문에 그가 성의 있는 답변을 해줘 기뻤지만, 그가 말하려고 했던 ‘정밀과 정확’이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정확한 질문을 하려고만 고민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가 말하는 ‘정밀과 정확’이라는 이슈는 정밀하고 정확한 답을 내려고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닌 그의 평소의 자세와 의식의 과정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글 황두진건축 양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