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jin Hwang Architects

2015년 <야외의 인문학> 시리즈 마지막 순서의 영추포럼은 첨단 캠핑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최소한의 장비로 자연에 들어가는 아웃도어, 부시크래프트 캠핑(Bushcarft Camping)을 해오고 있는 최종석씨와 만나는 시간이었다.

나에게 캠핑은 대학시절 오토 캠핑장에서 아르바이트 했던 기억, 아무것도 없는 깐자나부리 국립공원에서 1인 텐트, 1인 코펠 만을 가지고 캠핑한 기억이 전부이다. 과장해서 캠핑의 끝과 끝을 경험한 나에게 아웃팅에 대한 그의 변화과정을 다룬 강의 전반부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덧붙여 그가 낚시를 그만둔 계기를 언급할 때는 나의 격한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부시크래프트는 최소한의 장비로 아웃도어를 즐기는 레포츠, 야외활동 중 생길 수 있는 환경파괴와 오염의 위험을 최소화한 친환경행위,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자연과 동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식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을 적극 활용하다 보면 자연을 훼손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관찰자의 입장 혹은 지키는 사람으로서 자연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을 하고 강의를 마무리 짓는다.

현대인의 캠핑에 대한 동경과 인구의 증가에 따라 국내의 캠핑관련 시장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다양한 형태의 캠핑이 생기고 있다. 상당히 대조적인 성격을 가진 경우도 있어 어떤 방식이 낫고, 어떤 방식이 별로라고 우위를 정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지만 강의에 등장한 부시크래프트 캠핑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산업화 및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대부분의 현대인은 마음 한쪽에 자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으며 자연과 함께 그들의 여가시간을 보내길 원한다. 하지만 자연을 빌미 삼아 다시 현대적인 작은 집을 임시로 만들어 버리는 형태, 즉 현대화의 편안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연을 느끼고자 한 것은 아닐까.
물론 호텔 못지 않은 서비스를 받으며 텐트에서의 하루를 보내는 캠핑에 대한 환상도 있지만, 언젠가 일이 없는 주말, 가장 최소한의 장비로 어딘가 낯선 상황에 들어가 풍경 속의 나의 하루를 기대 해본다.

글 황두진건축 이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