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jin Hwang Architects

<Architecture +α> 라는 주제로 기획된 2011년 영추포럼의 첫 강연은 서울시립대 황지은 교수님께서 맡아주셨다. 이번 강연의 +α는 황교수님이 학부 과정부터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해 온 정보기술이었다. 증강현실 등의 정보기술은 스마트폰의 대대적인 보급과 함께 사회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여서인지 건축 이외의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도 많이 참석하였다. 덕분에 포럼이 열린 목련원의 새 공간, 목련홀은 관심과 열기로 가득했다.

건축과 정보기술에 대한 강연자의 관심은 여러 가지 흥미있는 프로젝트로 이어졌는데, Heuristic Nolli Map과 Main Street 프로젝트는 실제 공간과 우리가 체험적으로 느끼는 공간 사이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Main Street 프로젝트의 경우, 도시공간을 인지하는 다양한 요소들 안에서 중심 가로를 인식하는 요소들이 사람에 따라 상이하고, 그 차이가 직업이나 각자의 경험에 의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두 프로젝트는 조사와 연구 과정으로 결과를 보여준 것에 그쳤지만 이를 활용해 설계 작업에 반영을 하게 된다면 사용자의 요구와 취향을 파악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공공건물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추세인데, 다양한 계층과 분야의 시민들의 의견이 이러한 시각적인 자료를 통해 건축가에게 전달된다면 지금보다 더욱 활발하고 긍정적인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영추포럼에서 처음 공개한 Cellophane 프로젝트는 일종의 증강현실 프로그램으로 최근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이용자 수가 급격히 많아진 스트릿뷰 프로그램에 무형적인 문화를 접목시킨 형태였는데, 기술과 컨텐츠에 대한 새로운 발상을 엿볼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건축과 도시라는 형체들 속에 담긴 무형의 문화 컨텐츠를 한꺼번에 보여준다는 데에서 이 프로젝트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데, 생활의 편리성을 높여준다는 측면으로서만 발달해 온 컴퓨터 정보기술을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창작의 측면에서 사용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강연을 시작하면서 간단한 소개와 함께 건축에 컴퓨터 정보기술을 접목시켜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을 들을 수 있었는데, 정보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하면서 건축의 길을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 속에서도 건축을 향한 자신만의 길을 찾고,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작품을 소개하는 내내 상기된 표정을 보니, 즐기며 일하는 마음에서 그 힘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누구나 한번쯤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대한 불확신 속에 방황하게 되는데, 자신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목적지는 어디인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자극이 된 시간이었다.

첨단 컴퓨터 정보기술이라고 해서 비인간적이고 차가운 결과물을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이번 포럼을 들은 후 성급한 판단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황지은 교수님의 일련의 프로젝트들은 모두 직관적인 시각적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건축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쉬운 건축을 지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에 소개해 주신 프로젝트들 모두가 건축을 접근하는 하나의 새로운 방법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거기서 뻗어나갈 수 있는 더 많은 가능성이 보여서 그것들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글: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전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