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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 .  황두진

제77회 영추포럼(161110) 후기: 김미라 작가

2017 01 06
유토피아 밤의 도서관- 김미라(책 여행자)

갑자기 추워진 11월의 날씨 덕분에 두꺼운 외투를 입고 목련홀에 등장한 김미라 작가는 굉장히 편안한 미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그녀의 첫 인상 덕분이었을까? 포럼 내내 필자는 마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유럽 어딘가의 장소들을 여행하는 예쁜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김미라 작가는 유년시절,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기숙사 학교의 지하 비밀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하 비밀 도서관이라니. 무한한 상상력을 키우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성인이 된 지금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언어와 표현들로 구사된 책들에서 내포된 의미를 찾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독서와 여행을 통해 경험적으로 체득했을 그녀의 깨달음은 조금 의외였다. 그녀는 온갖 편집 기술과 화려한 음악과 말들로 보는 이를 매혹시키는 영상 매체들보다 책이 단순성을 갖고 독자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높은 문학적 교감을 고무하는 문학 매개체임을 주장했다. 즉,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작가와 독자 또는 독자들 사이의 상호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적 교감은 비로소 책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녀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녀가 읽은 책들의 배경을 직접 체험하며 바로 그 장소에서 글쓴이와 문학을 통한 교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직접 작가들이 살던 곳을 기웃거리고 찾아보며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그녀가 사랑하는 책들의 배경에 다가가는 것은 그녀에게 매우 값진 일이라고 했다. 김미라 작가에게 책과 여행은 절대적으로 상호 불가분의 관계임이 분명했다.

포럼에서 전해준 김미라 작가의 이야기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낀 교감에서부터 책 속의 문학적, 세계사적, 철학적인 부분까지 포함해 매우 포괄적이었다. “책”에 대한 이야기가 “책 여행자”를 통해 전달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유쾌하고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책들을 소유하는 것에 집착하여 점차 공황상태가 된 한 책 수집가의 이야기나 빵 사이에 버터를 바르고 책을 찢어 같이 먹는 독특한 식생활을 즐겼던 애서가 등의 이야기들은 청중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김미라 작가가 자신의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하는 다정한 태도였다. 그녀는 결코 자신이 가진 지식을 다른 이에게 주입시키거나 강요하려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포럼에 참석한 모든 이들과 교감에 초점을 맞췄다. 그녀만의 독특한 따뜻한 관계 맺기의 장으로 이루어진 세미나는 끝날 때까지 모든 사람들의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값진 만남이었다.
대학 시절, 나 또한 김미라 작가처럼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많은 여행을 경험했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언어와 문화가 다른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 형성이 두려워졌고, 여행은 귀찮은 일처럼 변해버렸다.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에 몸과 마음이 안심해버리는 그런 폐쇄적인 사람으로 변한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던 차에, 김미라 작가의 이야기는 고맙게도 오랜 시간 잊고 지낸 여행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실제로 포럼 이후 떠난 여행에서 오랜만에 매우 만족스런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만족감의 비밀은 능동적인 태도에 있었던 것 같다. 김미라 작가처럼 책과 연결된 문화적 교감을 증폭시키기 위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여행지에서 수동적으로 주워지는 재미와 즐거움에 안착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의미 찾기”에 몰두하고자 한 노력이 여행의 가치를 높인 것 같다.

김미라 작가를 끝으로 2016년 영추포럼 <우리들의 유토피아: 밤의 도서관>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우리들의 유토피아: 밤의 도서관>의 <관찰자>를 주제로 건축, 사진, 역사, 영화, 미술, 책 등 다양한 분야의 강연자와 토론자들이 하나가 될 수 있던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다가오는 2017년에 어떤 사람들과 주제들로 이야기를 나눌지 그 만남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황두진건축 박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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